세계 경제의 경쟁 질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에너지 안보가 새로운 산업 패권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규제 역시 국제무역과 기업 경영의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탄소규제 대응은 이제 환경 부서만의 과제가 아니라 생산원가와 수출 경쟁력, 설비투자와 자금조달, 나아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의 구성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영 전략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경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탄소배출에 경제적 비용을 부과하고 이를 무역제도와 연결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제품의 품질과 가격, 기술력만으로 경쟁력을 평가받던 시대를 넘어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 그리고 그 배출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관리하고 줄일 수 있는지가 기업의 새로운 경쟁 조건으로 등장한 것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2026년부터 확정 적용 단계에 들어서고, 국내 배출권거래제 역시 2026~2030년 제4차 계획기간을 맞으면서 한국 기업들은 탄소배출 관리와 비용 부담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수출과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변화는 일부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원재료와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과 금융기관, 관련 서비스 산업으로까지 영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탄소규제 시대를 맞은 한국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며,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어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까.
탄소규제는 왜 기업의 경영 문제가 되었을까?
탄소규제의 기본적인 취지는 온실가스 배출에 경제적 비용을 부과함으로써 기업과 산업이 자발적으로 배출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가격 등을 중심으로 생산원가를 관리해 왔지만, 탄소배출에도 가격이 매겨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가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비용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제도가 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다. 정부가 일정 기간의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을 정하고 기업별로 배출권을 할당하면, 기업은 실제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확보해 제출해야 한다. 배출량이 할당받은 수준을 초과할 경우 추가 배출권을 구매해야 할 수 있으며, 반대로 생산공정 개선이나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통해 배출량을 줄인 기업은 남는 배출권을 거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기업별 에너지 사용 효율과 탄소배출 수준에 따라 실제 생산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저탄소 생산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가격 경쟁력과 거래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다만 배출권 가격은 경기 상황과 에너지 가격, 배출권 공급 규모 및 정부 정책에 따라 변동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단순한 투자상품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용관리와 위험관리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소배출권이 기업의 비용 구조와 국제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려면 제도의 기본 원리와 시장의 작동 방식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내용은 앞서 발행한 ‘탄소배출권이란 무엇인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까’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까?

관리와 공급망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한국 수출기업들이 특히 주목해야 할 제도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다. CBAM은 EU 역내 생산기업에 적용되는 탄소비용과 역외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제품의 탄소비용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차이를 조정하기 위한 제도로, 상대적으로 탄소규제가 약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이 가격 측면에서 유리해지는 현상을 완화하고 탄소배출이 많은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을 억제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2026년 1월부터 확정 적용 단계에 들어간 CBAM은 철강과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지정 품목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해당 제품을 EU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거래 상대방인 EU 수입업체가 요구하는 탄소배출량 자료를 정확하게 산정하고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다만 제도의 적용 여부와 구체적인 의무는 제품의 분류와 수입 규모, 관련 규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수출기업에 동일한 부담이 발생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또한 CBAM의 확정 적용이 시작됐다고 해서 모든 비용 납부가 2026년에 즉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EU가 정한 일정에 따르면 CBAM 인증서 판매는 2027년부터 시작되며, 2026년 수입분에 대한 첫 연례 정산 역시 2027년에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배출량 산정과 자료 검증, 거래처와의 정보 교환 등 준비 과정과 실제 비용 정산 시점을 구분해 이해해야 한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탄소규제가 수출가격뿐 아니라 거래 관계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EU 수입업체가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공급업체보다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공급업체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탄소정보 관리 능력은 향후 품질관리나 납기 준수만큼이나 중요한 거래 경쟁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내 배출권거래제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한국은 201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해 왔으며, 2026년부터 2030년까지는 제4차 계획기간에 해당한다. 정부가 정한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과 업종별 적용 기준에 따라 기업들의 배출권 확보 및 감축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해당 제도의 적용을 받는 기업들은 중장기적인 생산계획과 설비투자 전략을 탄소관리 계획과 함께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에서는 생산량 변화와 설비 가동률, 연료 사용 구조에 따라 배출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배출권을 얼마나 할당받느냐의 문제를 넘어 공정 효율 개선과 에너지 전환, 배출권 구매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반면 대규모 설비 교체나 새로운 생산기술 도입에는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감축 목표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산업별 기술적·재무적 제약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부의 제도 운영 방향을 면밀히 살피는 동시에 기업 스스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투자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이 준비해야 할 5가지 탄소규제 대응 전략
탄소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배출권을 구매하거나 감축 목표를 선언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생산과 구매, 재무 및 인사 전략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출기업과 에너지 다소비 산업을 중심으로 탄소정보 관리와 생산공정 개선, 공급망 대응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 다섯 가지 과제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탄소규제 대응의 출발점은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있다. 생산공정에서 직접 발생하는 배출량뿐 아니라 구매한 전력과 열의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 원재료 조달과 물류 등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배출량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감축 목표를 현실적으로 설정하고 그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은 직접배출인 Scope 1, 구매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인 Scope 2,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기타 간접배출인 Scope 3으로 구분한다. 다만 CBAM과 국내 배출권거래제 등 개별 제도에서 요구하는 배출량 산정 범위와 인정 기준이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므로, 기업은 일반적인 온실가스 회계 기준과 실제 적용받는 규제의 세부 요건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수출기업은 제품 단위의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고 거래처에 관련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생산설비와 에너지 사용량, 원재료 투입량 등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필요할 경우 외부 검증을 통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2. 에너지 효율과 전력 조달 전략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 중 하나는 생산 과정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노후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거나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하고, 생산설비의 가동 방식을 개선하는 등의 조치는 에너지 비용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검토할 만한 대응 수단이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이나 자가발전 설비 도입, 전력 사용 시간의 조정 등을 결합하면 에너지 조달 방식의 다양화와 장기적인 비용 안정성을 추구할 수 있다.
다만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이 모든 탄소규제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특히 국내 배출권거래제와 CBAM은 각각의 산정 및 인정 기준을 적용하므로 기업들은 투자에 앞서 해당 제도의 세부 요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에너지원이나 기술을 일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별 생산 특성과 전력 공급의 안정성, 투자비용 및 탄소감축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 전략을 마련하는 일이다.
3. 공급망 전체의 탄소정보를 관리해야 한다
탄소규제는 대기업이나 직접 수출하는 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라 원재료와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부담과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 최종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원재료와 중간재의 배출정보가 필요할 수 있으며,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 등 탄소집약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산업에서는 협력업체의 데이터 관리 수준이 최종 제품의 탄소정보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협력업체에 탄소배출량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측정 시스템 구축과 관련 교육, 데이터 표준화 및 검증 절차를 함께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전체의 대응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역시 탄소관리를 단순한 행정 부담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거래처의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고 장기적인 사업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의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 공급망 관리의 기준은 품질과 납기, 가격을 넘어 탄소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새로운 거래처 확보와 시장 진입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탄소비용을 재무·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탄소규제가 기업의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재무 부서와 전략기획 부서의 역할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생산설비를 도입하거나 공장을 증설할 때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만 비교해서는 충분하지 않으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배출권 구매 비용과 에너지 가격 변동, 수출시장의 탄소규제 강화 가능성 등을 함께 검토해야 장기적인 투자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효율 설비는 기존 설비보다 초기 투자비가 높을 수 있지만 장기간의 에너지 절감 효과와 탄소비용 감소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면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투자비가 낮더라도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이 많은 설비는 향후 운영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탄소가격과 규제 변화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이를 중장기 투자계획과 자금조달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 역시 기업의 탄소전환 계획과 관련 위험을 신용평가 및 투자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탄소규제 대응이 환경관리와 재무관리, 투자전략이 결합된 새로운 경영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 탄소시장과 산업을 이해하는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탄소규제 관련 제도가 복잡해지고 기업의 대응 영역이 확대될수록 이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검증하는 기술인력뿐 아니라 배출권거래제와 국제무역 규제, 에너지 조달, 재무위험 및 공급망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관련 부서의 의사결정을 연결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탄소배출권 거래와 위험관리, 기후 관련 공시, 공급망 탄소정보 관리 등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각각 다른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이므로, 기업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과 함께 내부 인력의 교육과 전문성 확보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금융권에서도 탄소시장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전환투자를 평가하고 관련 금융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탄소규제 대응 능력은 특정 부서나 소수 전문가의 역량만으로 결정되기보다 생산과 구매, 재무, 전략 및 인사 부서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조직적 대응 능력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규제는 위기이면서 새로운 산업의 기회다
탄소규제 강화는 한국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소비가 많고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에서는 생산원가 상승과 설비투자 부담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배출량 측정과 검증에 필요한 인력과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산업 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는 새로운 시장과 사업 기회 역시 등장하기 마련이다. 에너지 효율 기술과 전력관리 시스템,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소프트웨어, 탄소정보 검증 서비스, 저탄소 소재 및 생산공정 기술 등은 탄소규제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공장의 에너지 소비를 예측하고 생산공정을 최적화하는 등 탄소감축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탄소규제와 에너지 산업, 첨단기술의 발전이 더 이상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AI 산업의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공급 구조의 변화에 대해서는 앞서 발행한 ‘데이터센터가 바꾸는 에너지 시장, 탄소배출권과 원자력의 새로운 역할’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 바 있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은 탄소규제를 일시적으로 회피하거나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규제와 시장 환경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새로운 기술과 투자, 사업 기회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탄소를 줄이는 능력보다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이다
탄소규제 시대에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은 단순히 배출권을 구매하거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선언하는 일이 아니다. 정확한 배출량 데이터를 확보하고, 산업 특성에 맞는 에너지 전략을 수립하며, 공급망 전체의 탄소정보를 관리하는 동시에 관련 비용과 위험을 재무·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종합적인 경영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국처럼 제조업과 수출이 경제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국가에서는 탄소규제 대응이 개별 기업의 환경관리 문제를 넘어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수출 경쟁력, 금융시장의 위험관리 및 전문인력 수요와도 밀접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의 자발적인 투자와 혁신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제도 운영과 산업별 기술 전환 지원, 금융기관의 장기적인 자금 공급 등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탄소배출권과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둘러싼 정책 환경은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기후 대응 방향과 산업별 이해관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제도의 세부 내용이 달라지더라도 탄소배출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력, 그리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조직 역량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탄소는 환경 분야에서만 다루는 숫자가 아니다. 생산원가와 국제무역, 금융과 투자, 기술혁신과 인재의 가치를 함께 설명하는 새로운 경제적 변수이며, 탄소규제 시대를 맞은 한국 기업들이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미래 산업 경쟁력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주요 참고자료 및 관련 기관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으로 공개된 제도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산업 분석 칼럼이다. 구체적인 규제 적용 여부와 의무는 기업의 업종, 제품, 거래 구조 및 관련 법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