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반려견 쪼꼬와 함께한 시간이 10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우연히 만난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이제는 우리 가족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장난꾸러기였던 어린 시절부터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는 지금까지, 쪼꼬는 우리에게 수많은 웃음과 추억을 선물했습니다.
오늘은 쪼꼬와 처음 만났던 날부터 함께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우연한 만남, 우리 집 막내가 되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영등포의 한 애견숍 앞을 지나던 날이었습니다. 유난히 저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알고 보니 생후 6개월 정도 된 푸들이었는데, 오른쪽 앞발에 발가락이 하나 더 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앞으로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고는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곧바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연락했고, 가족 모두가 흔쾌히 동의하면서 쪼꼬는 우리 집 식구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참 신기한 인연입니다. 그날 그 길을 지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서로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귀여운 사고뭉치, 그리고 특별한 동생 밀크
처음에는 얌전했던 쪼꼬도 집에 적응하면서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벽지와 장판을 망가뜨리고 집 안 물건들을 물어뜯는 바람에 야단을 맞는 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얼굴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결국 웃음이 나곤 했습니다.
쪼꼬는 유난히 솜인형을 좋아합니다. 신나게 물고 흔들다가도 잠잘 때면 인형을 품에 꼭 안고 잠듭니다.

눈 오는 날 산책을 좋아하고, 카메라 앞에서는 제법 멋진 포즈를 취하는 재주도 있습니다.

쪼꼬를 입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마리의 가족이 생겼습니다. 혼자 지내는 쪼꼬가 외로울 것 같아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데려온 아이가 바로 밀크입니다.
밀크는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 잘생긴 수컷 말티즈입니다. 두 녀석이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쪼꼬는 밀크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 눈치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반전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서로 데면데면하면서도 가족들이 외출해 둘만 남거나, 여행 때문에 애견카페에 맡기면 서로 의지한다고 합니다. 집에서는 시큰둥하던 사이가 낯선 곳에서는 가장 익숙하고 든든한 존재가 되는 모양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웃음이 납니다. 결국 두 녀석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가족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겁 많고 여린 마음을 가진 쪼꼬
장난기 많은 쪼꼬에게도 마음이 쓰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쪼꼬는 겁이 많고 가족과 떨어지는 것을 유난히 힘들어합니다. 가끔은 어린 시절 오랫동안 새로운 가족을 기다렸던 경험 때문일까 생각해 보지만, 실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 가족 곁에서만큼은 언제나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자주 안아주고, 이름을 불러주며 사랑을 표현하게 됩니다.
조금씩 느려지는 시간
세월이 흐르면서 쪼꼬도 어느새 나이가 들었습니다.
갈색 털 사이로 하얀 털이 늘어났고, 예전처럼 뛰어다니기보다 조용히 쉬거나 잠자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지난해에는 뇌하수체 질환이 의심되는 건강 문제로 병원을 오가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쪼꼬가 아플 수도 있다는 사실이 그때는 유난히 크게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활발하게 뛰어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밥을 잘 먹고, 편안하게 잠들고, 가족 곁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모습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어 주기를
가끔은 쪼꼬가 없는 집을 상상해 봅니다. 언젠가 우리보다 먼저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치면 마음 한쪽이 먹먹해집니다.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날을 걱정하기보다 지금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보내려고 합니다.
오른쪽 앞발에 발가락이 하나 더 있었던 작은 강아지. 남들과 조금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왔지만, 쪼꼬는 지난 10년 동안 누구보다 큰 기쁨과 사랑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남은 날들이 큰 아픔 없이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쪼꼬야, 우리 가족이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곁에서 함께하자.

